2016년 2월 토론 후기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발제자 방변

후보였던 책 돈이란 무엇인가

일시 2016년 2월 20일



미정 

의도치 않은 적은 인원이 오히려 득이 된 토론이었습니다. 책 속의 주제들은 한 사람 안에서도 쉬없이 답이 바뀌는 주제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다시 생각해보고 얘기해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책의 주제가 너무 스트레이트하게 발제문에 반영되고 이것이 반복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이번 토론 함께 해서 즐거웠습니다!


재승

2월 토론에 앞서 사실 걱정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참석이 저조할 것 같아서 가뜩이나 처음 발제하시는 지훈씨가 기분 상하지 않을까 염려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막상 토론을 시작해보니 실보다는 득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훈씨도 혼자 준비하느라 어려웠을텐데도 다양한 종류의 발제문들을 내셨고, 개인적으로 저자의 주장에는 동감하지만 책 자체의 깊이에는 아쉬웠던 부분들도 토론에서 심도있게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원이 적었지만 처음 토론 진행하신 지훈씨에게는 오히려 부담없이 진행하실 수 있었던 것 같아 전화위복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소박하지만 알찬 느낌의 2월 토론이었습니다~!


준민

2월 모임이 깨지면 어떻게 하지? 오랜만에 위기라고 느꼈습니다. 지난 1년간 참여 인원이 부족해서 모임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는 없었으니까요. 다행히 토론은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것이 거래되고 있는 세상입니다. 꼭 나쁘기만 한 건 아닐 겁니다. 다만, 시장이 모든 것의 판단 기준이 되는 세상은 끔찍할 겁니다. 흔히들 현대 사회를 다원주의사회라고 부릅니다. 과연 그럴까요? 정말로 다원주의사회라면 돈 이외의 다른 가치 판단도 존중 받아야만 할 것입니다. 금전 이외의 어떤 미덕들이 지켜지고 존중 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덤으로 제 머리숱도 지켜지길 바랍니다.


종찬 

완독을 못한 것도 못한 것이지만, 토론에 들어가기 전에 책과 친해지질 못했다. 정말 미안해요.

사실 아직도 어떤 책인지 잘 모르겠다. 어차피 나는 후기에 그냥 일기를 쓰니까, 이번에도 그러기로 한다. 나는 성격이 자주 바뀌는 모양이다. 찰흙 같은 마음인지, 이렇게 누르면 이렇게, 저렇게 누르면 저렇게 바뀌는 것 같다. 요즈음은 회사에 많이 눌리고 있어서인지 이상하게 바뀌어 가는 것 같다.

그래서 최근에는 독서토론이 참 소중했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질식을 당해봐야 공기의 소중함을 아는 거지. 자유를 제한당하니까 자유로운 독토가 좋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일 게다.

그런데 또 소중함을 알게 되고 보니 집착이 생긴다. 눌린 걸 풀려는 듯이, 이상하게 공격적으로 말을 많이 한 것 같다. 순수하게 토론을 하러 가기보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러 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책에 따르면, 이것은 ‘부패’ 일거다. 내가 말을 가로채고 놀리고 찡찡대고 했으니, 그 피해자들에게는 ‘불공정’ 이겠다. 찡찡대느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마구 내던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된다. 대책없이 외로움을 타는 성격에 스트레스에도 민감해서 아주 성가시다. 아는 친구들은 또 그러는구나 하고 넘겨주길 바란다. 이제 재떨이를 던진다거나 장문의 카톡을 보내거나 하진 않을테니까. 고생이 많아요. 친구 여러분.

곧 있으면 졸업이다. 그토록 싫어했던 학교가 떠나자니 아쉽다. 2015년도 참 힘들었는데, 지나고 보니까 그립다. 오늘이 지나가는 것이 되기 전에, 늦기 전에 잘 붙잡고 살아야겠다.


방변

첫 발제였던 만큼 걱정 반 기대 반이었습니다. 그동안의 즐거웠던 토론이 아닌 딱딱하고 재미없는 토론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염려보다도 제가 같이 이야기 하고 싶은 주제에 대해 사려깊은 분들과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점이 좋았습니다.실제 토론도 즐거움을 드리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제게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진지하게 고민해오던 "성공한 삶을 위해선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던 토론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으로 어지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듯 싶지만서도, 정말로 중요한건 돈도 명예도 머리숱도 아닌 자신만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가지는 것이라고 저는 굳게 믿을 수 있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각자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에 대해서 뒤돌아보는 시간이 되셨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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