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16의 게시물 표시

5월의 한 권, 한 장, 한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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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달 인상깊었던 책 한 권 , 앨범 한 장 , 노래 한 곡을 소개합니다 . 5 월에는 웹툰을 한 편 추가로 소개합니다 .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 캐롤 올해 초에 국내에서 개봉해 호평 받은 영화 『캐롤』의 원작 소설입니다 . 원작 소설을 읽어보니 영화 『캐롤』은 의외로 각색을 많이 한 작품이었습니다 . 왜 그렇게 각색했는지 짐작이 가며 그 의도가 영화에 잘 반영되기도 했습니다 . 소설 『캐롤』과 영화 『캐롤』은 벌어지는 사건은 유사하지만 캐릭터의 구도가 미묘하게 다릅니다 . 그 미묘한 차이 덕분에 소설도 영화도 즐겁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 다만 , 인터넷을 조금만 살펴보면 소설 『캐롤』의 번역에 대한 불만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세세한 디테일에서의 오역과 캐롤이 테레즈에게 말을 놓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 동의합니다 . 분명히 캐롤이 말을 놓는 게 어울리는 장면이 몇 군데 있기는 합니다 . 하지만 대체적으로 캐롤과 테레즈는 서로를 어찌할지 몰라 합니다 . 특히 서로의 감정이 닿고 엇갈리는 부분에서 그렇습니다 . 이 작품은 로맨스라서 그런 장면들이 중요하다는 걸 생각해보면 전체적으로 존대를 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일 겁니다 . 하지만 이 문제는 저에게 테레즈와 캐롤의 이야기에 빠지는 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 그런 걸 무시할 만큼 이야기가 매력적이었습니다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이란 여러 장애물에도 ‘ 불구하고 ’ 빠지는 것입니다 . 그렇게 소설 『캐롤』에 푹 빠졌습니다 . 즐거웠습니다 . 찌릿찌릿했습니다 . 마음에 드는 문장이 많아 노트에 옮겨가며 읽었는데 대부분은 테레즈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장면이었습니다 . 자신의 마음을 알고 인정하지만 그 마음을 어찌할 줄 모르는 장면들 .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 특히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테레즈가 캐롤에서 처음으로 아름답다고 말하는 부분이었습니다 . 그 말을 하든 안 하든 캐롤은 자기 자신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이 분명함에도 테

2016년 5월 사랑의 기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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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발제자 박종찬 후보였던 책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일시 2016년 5월 21일 준민 (예전에 한 번 이야기했지만) 모든 자기계발서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이상한 현실 인식을 기반으로 이상한 행동을 권하는 이상한 자기계발서가 나쁠 뿐입니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처럼 쉽고 재미있으면서 현실에 대한 고민을 해보고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지침까지 내려주는 자기계발서는 그런 범주에 속하지 않습니다. 물론, 지금에 와서 프롬의 해결책이 무조건 맞는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가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객관성의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정색하고 말꼬리를 잡을 필요는 없겠지요. 객관성을 적당히 거리를 두고 무언가를 바라본다는 의미로 여기고 실천한다면 그건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겁니다. 결국 신앙의 문제입니다. 믿고 따를 것인가, 따르지 않을 것인가. 제가 근대적인 사람이라서 그럴까요? 저는 프롬의 조언이 대체적으로 옳다고 믿으며 그렇기 때문에 따를 생각입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사랑의 기술』을 읽기 이전부터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런 노력을 한다고 사랑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특히 통속적인 의미에서 남녀 간의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건 아닙니다. 그저 지금보다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을 뿐입니다.  연인과의 사랑은 삶을 풍성하게 바꿉니다. 심지어 핑크 빛 기류만 흘러도 삶이 화사하게 변합니다. 그런 짜릿함은 다른 경험에서 좀처럼 얻기 힘듭니다. 아니,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연인과의 관계에서만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외부에서 주는 자극이 너무 짜릿하고 달콤해서 내부에 있는 소리를 듣는 힘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요? 프롬의 말처럼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어야 타인과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법인데요.  그래서 루시아는 노래 불렀나 봅니다. “네게 정말로 필요한 그 모든 것들은 그대의 안에 다 있어요.” 라고.

2016년 5월 발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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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발제자  박종찬 토론일 2016년 5월 21일 토요일 다운로드

2016년 5월 토론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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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도서 에리히 프롬 저, <사랑의 기술> (발제자 : 박종찬) 일시 5월 21일 토요일 오후 3시 참여인원 14명 예상 토론 진행 1. 토론 2. 6 월 책 선정 및 7월 발제자 선정 3. 뒷풀이 모임장소 홍대 소셜팩토리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21길 19-19 로드뷰 길찾기

4월의 한 권, 한 장, 한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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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달 인상깊었던 책 한 권, 앨범 한 장, 노래 한 곡을 소개합니다. 다나베 세이코 – 춘정 문어발 저는 음식에 예민한 편이 아니라 적당히 먹을 수 있으면 그걸로 행복합니다. 『춘정 문어발』의 주인공들은 다릅니다. 그들에게는 각자 너무나도 사랑하는 음식이 있으며 그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사랑하는 음식에 대해서 만큼은 타협을 거부합니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음악을 생각했습니다. 모든 음악을 깐깐하게 따지면서 듣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장르만큼은 기대가 채워지기를 바라며 깐깐하게 따집니다.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타협할 수 없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는 사람이라면 『춘정 문어발』에 푹 빠질 겁니다.  물론, 음식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닙니다. 아무렴 다나베 세이코의 작품인걸요. 결국 남녀관계로 이어집니다. 외골수 아저씨가 여자와 만나면서 부딪히고 깨지고. 대체적으로 잘 풀리지 않습니다. 착각과 실제는 다른 법이죠. 외골수는 세상을 모릅니다. 그저 잘 아는 게 하나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를 잘 아니 다른 것도 잘 안다고 착각합니다. 그러니 망할 수 밖에요. 그래도 『춘정 문어발』의 주인공들은 살아갑니다. 사랑하는 음식이 있으니까요. 버틸 수 있는 힘을 주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 이러니 저러니 해도 행복한 겁니다.  신승훈 – Radio Wave 말끔하고 부드러운 앨범입니다. 깔끔한 기타와 피아노가 어우러진, 뭐랄까 투명한 사운드가 일품입니다. 더 이상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정갈하고 소박합니다. 그게 신승훈의 미성과 잘 어울립니다.  나는 비록 너와 헤어지지만 그래도 아직 너를 사랑한다. 신승훈 노래의 일관된 정서입니다. 『Radio Wave』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래마다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같은 이야기입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게 중요합니다. 가사가 짚어주는 디테일은 소박한 사운드와 시너지를 이룹니다. 그게 다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