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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정기모임 - 내게 무해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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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도서 최은영, 내게 무해한 사람 발제문 다운로드 발제자 최보영 장소 왓코커피 서울 마포구 서강로16길 63 후기 병준  "착하게 말고 자유롭게 살아, 언니." p.282 나의 작은 블록은 무엇이었을까. 후기를 쓰는 지금까지도 정확히 찾지 못하고 머리 속에서 질문만 맴돌고 있다. 초심인 것도 같고, 혼자만의 시간인 것도 같고 잘 모르겠다. 단지 나사가 빠진 것마냥 요즘 나의 일상은 삐걱대고 있다. 세상의 아름다움이 저만치 멀리서 나와는 상관없이 피고 지는 것처럼 허무할 뿐이다. 오히려 블록이 도중에 빠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 블록을 건너 뛰고 쌓아온 것이 아니었나도 싶다. 처음부터 있지도 않은 블록을 찾으려니 우리 모두 힘이 들고, 결국 찾기를 포기하고 블록의 빈자리를 다른 것으로 쉬이 채우려 든다. 누구는 승진으로, 누구는 자식으로. 그게 그런다고 채워질는지. 나 역시 그렇게 되기 전에 하민처럼 훌쩍 떠나면 좋으련만 이제는 겁이 많아져 쉽게 그러질 못한다. 열아홉, 고향을 등질 때 호기롭게 길을 나서던 나는, 3분만에 짐을 싸고 매일 아침 다른 길을 걷던 20대의 나는 이제 정말 까마득하다. 서울살이 12년에 비해 이사짐은 초라한 나지만, 잃을 것이 그렇게 많아졌나보다. 나아가기 보다는 자꾸만 지금의 자리를 고수하고만 싶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과거보다 현재가 더 소중한 나날이다. 그러고보니 책의 표지는 내 기분과 달리 노스탤지어를 의도한 것이었나보다. 수록된 작품 속 주인공들은 모두 과거를 회상하고 있고,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관계를 그린다. 나 역시 이제는 이름도 가물가물한 사람들을 지나왔고, 그들 덕분에 내가 성숙해질 수 있었으므로 후회는 없다. 단지 그들이 어디서든 행복하기를 바랄 뿐. 마지막으로, 랄도가 끝내 하민을 만나러 가지 않은 이유는, 이제 랄도도 잃을 것이 생겼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날 때만해도 짝사랑하는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