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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모임 <일의 기쁨과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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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발제 배병준 발제문 다운로드 위치 모두의 집 후기 종찬 1. 이십대 중반쯤이었던 거 같은데, 사람의 행동을 겁많은 초식 동물에 비유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지금 기억에 거기에서 비유한 특징은 이런 것들이었다. - 무리지어 다니지 않으면 안심하지 못한다. - 누군가가 약하다는 이유로 희생양이 되었을 때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끼며, 다음에도 다른 사람이길 기도한다. - 그래서 누구의 눈에도 안 띄는, 평범함을 추구한다.  - 모난 돌이 정 맞는 건 당연하며, 필요한 경우 그 정 직접 휘두를 용의도 있다. (하지만 직접 휘두르는 건 ‘눈에 띄는’ 행동이기 때문에 최대한 숨기거나 다른 사람에게 미루고자 한다.) 처음에 이 묘사를 듣고서는, 굉장히 혐오스럽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렇게 비겁하고 비굴하게 살아야 하나? 좀더 당당할 수는 없을까? 그때의 나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것을 생각할 때마다 저 특징들을 떠올렸다. 어른으로서의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저런 특징들을 체화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졌다. 2021년이 눈앞에 닥친, 삼십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는 지금도 여전히 어떻게 보나 어른은 아닌 것 같다. 이 사실에 고통받고 있는 절친한 친구도 있는데, 미안한 일이지만 나도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아마도 나는 빛나 언니 쪽에 좀더 가까운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순수하지는 않다. 빛나 언니보다도 훨씬 겁이 많은 나는, 어른이 된 것도 아닌 주제에 꽤나 초식 동물에 가까운 사람이 되어 있는 것 같다. 내가 가진 한줌도 안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믿을 수 없이 비겁해지고 비굴해지는, 그냥 작은 사람. 그러니 나에게는 빛나 언니든 화자든 그 나름대로는 다들 대단해 보였다. 뭐 하나라도 지켜내는 거 같아서. 2. 이십대 중반에는 그런 말도 많이 들었다. 꿈이 있는 게 부럽다는 이야기. 자기들은 꿈이 없단다. 너처럼 하고 싶은 거 하는 사람이 부럽단다.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