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정기 모임 [제 2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관내분실>

발제

조동진

발제문


위치

종로 빅스터디

후기

종찬

1. 독서토론의 재미는 책의 완성도가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 준 토론이었다. 우리는 사실 책이 고픈 게 아니라 말이 고픈 사람들이고, 어쩌면 완성도 면에서 좀 아쉬운 건 말할 거리가 풍부하다는 이야기도 된다.
2. 죽음에 대해서 했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자살은 곧 나쁜 것, 자살하는 사람은 나약하거나 뭔가 이상한 사람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당연히도 자살을 막는 것만이 곧 선이라고 사회 전체가 이야기하는 것만 멈추어도 우리는 좀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지는 않았을까.
3. 각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너무 안드로이드가 많다고 막 욕을 했지만, 사실 안드로이드가 나오는 게 문제는 아니었지 싶다. 지금 생각하면 그저 어떤 캐릭터가 안드로이드인 게 안드로이드가 아닌 것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더 재밌으면 OK인 것 같다. 그 재미가 새로운 상상력에서 나온 거면 더 좋고. 문제는 다 아닐 때만 발생한다. 새롭지도 않고 설득력도 없고 재미도 없는 게 문제겠지.


혜리

SF 장르는 어렸을 적부터 제가 좋아하는 것들 중 하나였죠. 이번에도 너무나 즐겁게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미래를 상상하며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미래에 대해 상상하며 현재의 가치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생각하게 되는 것이 SF 소설의 매력인 것 같아요. 물론 소설에서 미숙한 점이나 아쉬운 점들이 있었지만 토론에서도 언급되었듯 그래서 더 많은 생각들을 뻗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항상 후기에 적게 되는 말이지만 토론에서 책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책을 깊게 음미하고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즐거웠다는 단어를 계속 적어 내려가는 것을 보니 이번 토론이 꽤나 즐겁고 신이 났나 봅니다. 저는 언제나 우리나라의 SF 장르의 발전을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스타워즈, 닥터 후, 스타트렉 같은 SF 시리즈가 꼭꼭 생겨나길 바라며 후기를 마칩니다.

모두들 LIVE LONG AND PROSPER🖖

현정

일단 제가 좋아하는 장르의 소설이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안드로이드 이야기가 많다 보니 인간을 대체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 부분이 많았어요. 인간의 노화와 죽음, 그 곁을 지키는 어렵고 힘든 일을 대체하는 로봇. 굉장히 현실적이고 실제로 실현 가능할법한 내용들이 꽤 있어서 사실 마냥 즐겁지만은 않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은 암울해졌어요. 인간의 편리를 위해 계속해서 발전되고 있는 건데 그게 어떻게 보면 인간에게 더 공허한 결말을 부추기는 것 같아서요. 읽다 보면 살짝 튀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화두를 던져주어서 이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토론 책으로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책 자체만으로는 토론 내내 혹평을 피할 수 없었더랬죠. 주변 지인들에게 ‘라디오 장례식’을 제외하고는 한번 읽어보라고 권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도 그렇듯이 보고 난 이후에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싶어지게 하는 그런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이 좋거든요. 오랜만에 참여한 토론이라 정말 즐거웠고 (매후기마다 오랜만이라고 하는 듯^^;) 토론을 진행해나가며 진땀 나는 그 기분을 잘 알기에 수고한 동진오빠에게 꼭 한마디 덧붙이고 싶었습니다. 오빠 토론 짱 좋았어요 :)


준민

1.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심사평이었습니다. 좋은 장면도 많았지만 아쉬운 장면이 많았던 작품집이었고, 심사평은 그런 제 속마음을 어느 정도 속 시원하게 만들어 줬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그러니까 좋은 말도 하고 아쉬운 말도 적당히 다 하면서, 그 와중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애정을 내비치는 문장들에 참 애정이 갔습니다.

김보영, 김창규, 배명훈의 심사평에 담겨 있는 태도들은 독서 모임을 하는 사람으로써 한 번쯤 고민해볼만 합니다. 말할 대상에 대해서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요.

2. 어쩌다 보니 토론 때는 시미즈 레이코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한데, 대상 수상작인 <관내분실>과 소재가 상당히 유사하니까요.

<비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관내분실>이 마냥 좋을 수만은 없는 소재를 참 예쁘게 그려낸 작품이라는 걸. 작품의 완성도와 소재에 대한 사유의 깊이를 따지면 <관내분실>은 <비밀>에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관내분실>이 가지고 있는 (상대적으로) 따스한 정서는 마음을 뭉클하게 만듭니다. 아마도 김초엽의 작품이 가지는 장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단순히 정서에만 호소하는 작가가 될 거라는 말은 아닙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김초엽의 두 작품만 소재와 이야기 흐름 및 주제가 긴밀했습니다. 나머지 작품은 글쎄요. 나름 재미있게 읽은 작품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왜 굳이 SF여야 하는지 설득되지 않았습니다. SF 요소를 다 빼도 이야기 전개에 전혀 지장이 없어 보였어요.

3. 언젠가는 시미즈 레이코의 <비밀>로 토론을 해보고 싶습니다.


미정

단권집을 다 읽고 나니, 쓸쓸하고 외로운 뒷맛이 남았습니다. 공상 과학, 미래에 대한 상상을 할 때면 늘 디스토피아적인 상상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SF소설들도 그랬습니다. 기술이 변화하는 것이 너무 빨라서, 그것을 두려워하거나 혹은 경계하자는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의문이 듭니다. 분명, 언어영역의 문제로 나온다면 책의 이야기 하는 바 중 하나로 정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대상을 받은 작가를 포함하여 아마 많은 사람들이 ‘SF 덕후’이거나 그런 공상적 상상을 좋아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공상과학을 좋아하는 사람들 눈에도 SF로 본 미래는 우울한 것이라니 생각할수록 참 이상합니다.
우울한 상상이 아니라, 즐거운 이야기였다면 어땠을까 라는 괜한 생각이 듭니다. 그냥 이야기를 좀 더 유쾌하게 풀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은 제 바람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우울하게도 개인 사정으로 너무 토론에 늦게 참석하게 되어 정말 죄송하고 아쉽습니다.


동진

인천공항가는 버스에서 난 후기를 작성하고 있다.문득 최근 기술발전에 비해 교통수단은 정체되어있는게 아닌가라는생각이든다 십년전이나 지금이나 비행기 이동시간은 별로차이가없으니...
본론으로 와서 토론은 사람은 다소 적었지만 많은애기들이 나와서 즐거웠다. 특히나 저번에 애기해보려다가 못한 애기들을 <마지막로그>를 통해서 해볼수 있어 좋았다.< 관내분실>의 경우도  본인이 좋아하는 소재와 따뜻한감성이 있어
좋았으며 다른작품들도 생각할거리를  주는 지점들이 있었다.
이제 칭찬을 했으니 균형을 맞춰보자
 일단 심사평가처럼 인공지능 트렌드에 경도된 느낌이 있었으며 여기안나온 응모작들도 그런 쏠림들이 있었나?!,보다. sf신인소설집이라 약간 엉성하고 빈틈이 많은책인지 알고는 했으나 그래서 그런지 작품의 완성도 관련된애기가 많이 나왔다.   관련된 대화들과 엉성한부분에 우리가 개입할 여지가 있어 애기를 한것도 좋긴했지만
책에 대한 혹평 부분을 보면서 역시 앞으로는 되도록 좋아하는 유명작가의 확실히 검증된 책을 하는게 나으려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발제자 평으로는 sf소설집으로서 나름 풋풋한 매력이 있는 책이라고생각하며 할애기거리는 많았다 사족으로 시간이 만약 여유가 아주많다면(그럴리없겠지만) 리모델링 해보고 싶은 작품들이 보여서 같이 해보면 꽤 재밌겠다라는 생각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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