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정기모임 - 지적자본론

토론 도서

지적자본론

발제자

정준민

장소

망원동 갤러리원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4길 17)


후기


종찬

말을 많이 했지만, 그 어떤 것도 그다지 제대로 전해진 거 같지 않다. 말을 한다는 게 부담스러워진다. 표현력이 뛰어나지 않아서 그런 걸수도 있고, 문제를 잘못 이해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무슨 말을 하려고 하면 어차피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목구멍에서 말이 막힌다. 이번 토론에서 나는 그저 가만히 있어야 했던 건지도 모른다. 들었으면 충분했을텐데. 괜히 신나서 떠든 거 같다. 

뒷풀이를 하고 나서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지적자본론에 공감할 수 없었던 건... 피곤해서였던 것 같다.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읽다’라는 책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또 만드는 사람이 숙련된 기술을 가졌다는 이유로 존경받으려면 만드는 사람이 잘 쉴 수 있어야 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만들어야 이노베이션도 하고 부산물도 생기겠지만, 지금의 나는 너무 지쳐 있다. 내가 몸담은 곳들에서 이노베이션은 성배였다.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 까먹을 정도로 생존이 절실한 경우가 더 많았다.

원래 이 후기는 너무 우울하다는 이유로 내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이 후기를 쓰고 바로 다음 날,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말이 좀 이상하지만 정확한 표현이다. 그래서 새로운 후기를 쓰려고 했던 생각을 접었다. 충격을 받았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이제와서 읽어 보니 그다지 우울해 보이지 않는 거 같아서. 책에 대한 지금의 내 감정이 잘 표현된 거 같다.


세진

* 개인적으로 경영학 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서재를 꽉 채운 경영학 도서들을 보면 약간 숨이 막히는 기분마저 듭니다. 어차피 나에게는 분배되지 않을 파이를 키우기 위해, 사람들의 허리띠를 졸라매고 그들을 효과적으로 부리기 위한 방법들을 찾아내는 유사학문같다는 삐딱한 생각을 하곤 했거든요. 기업혁신이니 하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의 삶과는 너무나 먼 성공신화를 들을 때 '그래서 뭐?' 하는 반항아의 심리가 튀어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외골수가 살면서 처음으로 읽어본 경영학 도서라는 점에서, <지적자본론>은 저한테 나름의 의미가 있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 저자의 주장은 간단합니다. 지적 자본을 활용한 제안 능력을 키워라.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제안을 해라. 그들의 제안이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켰기 때문에 츠타야 서점은 성공의 사례가 되었고 사장의 주장이 힘을 얻는 것이겠지만, 결과론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성공했기에 정답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지, 모든 개인과 기업이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적절한 경계심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토론은, 발제자님께서 마음에 들지는 않아하셨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실천으로 이어지는 발제를 많이 만들어주어서 좋았습니다. 나의 제안능력, 나의 지적자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면서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거든요. 저는 어떤 것이든 어느 정도 완성된 형태로만 남기고 싶어하는 성향이 있어서 하거나, 안 하거나 둘 중 하나의 경우가 흔했습니다. 예를 들어 독서노트를 쓴다면, 어느 플랫폼에 어떤 형식으로 쓸지 최적의 형태를 찾지 못하면 애매모호하게는 아예 안 써버리는 그런 스타일입니다. Raw data를 못 견디는 타입.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지고, 사라지는 것은 쌓이지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조금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책이든, 영화 코멘트든, 맛집 리뷰든, 수업일기든 어쨌든 닥치는대로 기록하고 남겨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잠 안 오는 밤이면 망고플레이트에 리뷰를 열심히 쓰고.....) 어떤 형태로든 무엇인가가 쌓이겠지요. 그리고 그 가운데 부산물로 무엇이 생겨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토론에서 나온 것처럼, 결국은 실천의 문제일 테니까요. 엄청 큰 소득을 얻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토론에서 말한 것처럼, 책에 대한 지적자본을 같이 나누고 제안하는 분위기로 또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든 언제든 불러주세요. ^^


동희


사람들이 수단과 목적을 착각하는 이유는 그쪽이 편하기 때문이다. - p.19

아침에 잠에서 깨어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다. 밥 딜런. - p. 22

'자유'는 사실 냉엄하다 그것은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둔다.' 라는 의미가 아니다. - p. 26


가치의 축은 상품이지만 그것을 선택하기 위한 장소, 즉 플랫폼이 필요하다. - p. 47

지적자본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는가. 
자유롭게 쌓아가고 있는 걸까. 
언제. 혹은 나의 플랫폼을 실현시킬 수 있는 날이 올까.


영진

동네 도서관에 스타벅스가 들어오면 어떤 느낌일까요? 

스타벅스는 문화예술과 자주 얽히는 느낌이 드네요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등장하는 낙후된 거리를 개발 사례에도 스타벅스가 등장합니다. 저번 달에 이어 2연속 등장이네요. 아무래도 스타벅스가 현대 도시인들이 향유하는 도시문화의 아이콘이 돼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가 사는 동네의 도서관에 스타벅스가 들어온다 생각하면 왠지 꺼려집니다. 

스타벅스가 너무 많이 생겨서 그에대한 반발심 때문에? 도서에 커피 얼룩이 묻을 수 있기 때문에? 공공도서관에 메이저 프렌차이즈가 들어와서? 스벅이 널리널리 흥한 지 하루 이틀도 아니고 도서관 도서에서 낙서, 침 얼룩을 본 게 한 두 번도 아니고 도서관에 매점같은 상업시설은 이미 들어온 지 오랜데 왜 꺼려지는지 알 수가 없네요.

제안하는 기업을 강조했는데 이미 현대인은 넘쳐나는 제안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만 봐도 저에게 자꾸 뭘 제안해서 피로감을 쉽게 느끼는데, 관심이 없는 것에 대한 제안은 그렇다 쳐도 나에게 너무 잘 맞는 제안을 받는다면 섬뜩한 기분이 들기도 하죠. 제안의 홍수는 역으로 제안의 자제를 불러오는 것 같습니다.


미정 

상품, 그리고 이를 파는 플랫폼마저 넘쳐나서 사람들이 선택장애에 빠지는 시대. 저도 그 선택이 힘든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이 속에서 제가 최근에 물건을 구매하는 데 영향을 미친 기준을 생각해보면, 편이성, 브랜드의 심플함, 캐주얼하지만 단정한 것, 따뜻한 매장(카페) 분위기 등이었습니다. 되돌아보니 가성비에 목매지않는 소비자 중 한명입니다.

후쿠오카를 여행했을 때 어딘가의(..) 작은 츠타야서점을 갔고, 저도 거기서 책은 아니지만 매장 내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무언가를 끼적였습니다. 생각해보면 별거 아니었는데도 여행 중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입니다.

이런 제가 비합리적인 소비자일까요? 가격보다는 분위기를 따지는.. 지적자본론에 의하면, 오히려 이런 행동은 그들의 고객가치에 부합하는 대상이고, 이런 소비자들이 늘어난다는 건 이제 현실이라는 증명을 하는 책이 지적자본론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따라가는 사람이 훌륭한 지적자본을 재생산해낼 수 있는, 사회적으로 좋은 지적자산일까라는 의문이 듭니다만... 결국 자유의지를 가진 개인의 선택에 도움을 줄 뿐이라는 .. 자기비판과 염세적인 시선으로 귀결되었습니다. 

결국 나는 지적자본을 소비하면서 나도 지적자본을 만들고, 아니 지적자본 그 자체인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에 개입하는 일, 그리고 지방 소도시의 젊은이들의 자부심까지 깨워줄 수 있을 정도의, 세심한 포인트에서 사람의 지성과 마음에 와 닿는 일. 결코 쉽지 않습니다만, 주변에서 이런 언행을 가진 사람을 보면 꼭 가까이서 관찰할겁니다. 

더 나은 사람을 보면 더 나은 이가 되길 바라는, 선택장애자의 후기.


병준

'자신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행위는 당연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자유가 냉엄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런 의미에서다. 하지만 자신의 꿈에 다가가려면 자유로워져야 할 필요가 있다.' p.27


이 책의 끝 맛이 왜 이렇게 단고하니 내 입맛에 너무 딱 들어맞았기 때문이었다. 기획과 제안의 중요성, 효율과 행복의 구별 등 기존에 내가 생각해왔던 뜬구름이 문자화 된 것만 같았다.

토론 때는 직업, 회사에 집중해서 진행이 되었는데 생각해보면 혼자 사는 인생이 아닌 이상 기획과 제안은 불가피하다. 데이트, 여행, 결혼, 육아에 이르기까지 우리 앞의 생에는 선택과 동시에 기획의 대상이 널려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의 순간마다 끊임없이 묻고 따지고 비교하는 게 인생이 좀 피곤할 수는 있지만 그게 바로 자유라는 해석이 좋았다.

물론 본인의 기획 없이 남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몸도 마음도 편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에 따른 만족이나 행복은 절대 나에게서 기인한 것이 아니다. 한국인 특유의 '주체성'을 소개한 허태균 교수의 연구와 연결 지어 보면 "내 생각에는..."을 입에 달고 사는 한국인들에게 기획이야말로 행복을 거머쥘 수 있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모두 디자이너가 되자고 주장하기보다는 기획자가 되자고 말했으면 의미가 더 와 닿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혜리

책을 읽는 내내 츠타야에서 커피를 마시며 기분 좋게 책을 읽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 기억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으니 아마 경영자의 의도가 성공한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츠타야를 자주 이용했던 저로썬 이 기업에 대해  알 수 있어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토론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직장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지적자본에 대해 이야기하며 제가 살아가며 알게되는 지식을 잘 정리해두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만약 제가 직장인이었다면 이 책을 읽을 때 다른 관점에서나, 더욱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여할 수 있을거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준민

1) 폭망했습니다. 있는 짬 없는 짬 내가면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진행도 잘 해보려고 했고 이야기를 많이 해준 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망했습니다. 긍정적인 내용의 후기를 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분들에게 이번 모임이 폭망이었다고 말하면 그 즐거움을 망치는 것은 아닐까 조금 미안하긴 합니다.

그럼에도 망한 것은 망한 것입니다. 이 책이 토론 책으로 선정되었을 때 제가 생각했던 의도와는 너무 멀리 떨어진 결과물이 나왔으니까요. 그래서 폭망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냐고요? 이럴 때 구체적으로 내용을 적은 문서를 딱 던지면 설득력이 있을 텐데 찾아보니 없네요. 그래서 망했겠죠.

기억을 더듬으며 적으면 이렇습니다. 첫 번째, 지적자본하면 왠지 어렵게 들리지만 사실 그렇지 않으며 여러분도 적어도 하나씩은 지적자본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적자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 독한녀석들을 흘러가게 하는 기획을 돌아보고 검토해보고 싶었습니다.

이 두 가지 모두 제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폭망의 이유는 뭐 뻔합니다. 준비 부족이죠. 좋은 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알아야 합니다. 하나는 제안할 대상에 대해서 다른 하나는 자신이 제안할 물건에 대해서. 독한녀석들의 프로세스에서 이 두 가지는 명료합니다. 제안할 대상은 모임에 참여하는 분들. 제안할 물건은 선정된 책.

우선 모임에 참여하는 분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죠. 저는 어떤 부분은 만만하게 봤고 어떤 부분은 과대평가를 했습니다. 만만하게 본 부분은 책에 대한 민감도 였습니다. 저는 출판계에서 일을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직업 관계상 책과 밀접합니다. 애초에 책을 좋아해서 현재 직장에서 일하게 되었지요. 지금은 매일매일 온라인 서점을 방문하고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오프라인 서점에 갑니다. 다른 분들은 그렇지는 않겠죠. 매일매일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진 않을 테니.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책이나 서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건 아닐 겁니다. 이 모임이 벌써 몇 년이 되었는데요. 나 정도는 되어야 책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 업계 사람 정도는 되어야 책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네. 만만하게 봤어요. 멍청한 생각이었죠.

과대 평가한 부분은 책에 대한 이해 정도였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인 ‘지적자본’에 대해서 명료하게 정의를 내리고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건 토론 내내 끝까지 발목을 잡았습니다.

사실, <지적자본론>에서 지적자본은 무엇이라고 명료하게 말하지는 않습니다. 몇몇 구절에서 의미를 유추할 수 있을 뿐입니다. 저는 그런 부분을 발췌해서 보여주는 것으로 어느 정도 합의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지적자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논하기 보다는, 이 책에서 말하는 지적자본을 어떻게 하면 쌓을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가 더 궁금했으니까요.

적어도 이 책에서 말하는 지적자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합의하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최소한 오늘은 이렇게 생각하자, 하고 제가 집고 넘어가는 건 필요했겠죠.

이번에는 선정된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봅시다. 저는 이 책을 광범위한 의미에서 제안 서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광범위한 제안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했죠. 이건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개념이 서점이나 유통에만 사용될 것은 아닙니다) 또 어느 한 쪽은 무시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책의 중심 소재인 서점과 도서관을. 사실 적지 않은 부분을 서점이나 도서관 내부의 배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말입니다.

그 때는 안 보였습니다. 어쩌면 제가 너무 일에 빠져 있다 보니 독한녀석들에서 하는 책에서 만큼은 그걸 안 보고 싶었을지도 모르죠. 

여하튼 이래서 망했습니다.

2) 모임이 끝내고 논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질문은 하나씩만. 디테일 할수록 답변을 하기 쉬워진다. 등등. 그래요. 제가 늘 하는 말인데 그게 그렇게 안 되었네요.

왜? 라는 질문을 해볼 걸 그랬습니다. 나는 이 질문을 왜 만들었는가? 이 질문은 처음 고려했던 큰 그림에 적합한 질문인가? 그런 물음을 던져보았다면 조금은 다른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을까 아쉽습니다.

책이나 서점에 대한 디테일한 질문을 떠올리지 못했던 것은 아닙니다. 온라인 서점을 선호하느냐 오프라인 서점을 선호하느냐, 책을 구분하고 배치하는 자신만의 분류 방식이 있느냐, 독한녀석들에 제안하는 책들은 어떻게 정하느냐, 책을 사는 것과 빌리는 것에 대해서 등등. 돌이켜 보면 제가 모임 때 진행했던 것들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다룰 수 있었습니다.

<지적자본론>은 세부에 다루는 책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적자본론>을 읽은 후에는 세부를 말해야 합니다. 작은 것은 어떤 것에 깃듭니다. 그러므로 제가 해야 할 것은 이야기가 깃들 ‘어떤 것’을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3) 여하튼 좀 분합니다. 그게 꼭 나쁜 마음은 아닐 겁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니 분한 마음이 드는 거니까요.

저는 진행 욕심이 좀 있는 편이고 마음 같으면 12월 내내 제가 진행하고 싶다는 생각도 종종 합니다. 책을 제안하는 건 즐거운 일이고 화제거리를 고민하는 건 흥미로운 일입니다.

그래서 욕심을 좀 부려보고 싶어요. 3월 정기 모임이 되기 전에 시간과 생각이 맞는 분들이 있다면 아예 책, 서점, 도서관, 지적자본, 기획 이런 키워드만 놓고 다시 한 번 토론을 해보고 싶어요. 아직 명료하게 손에 잡히는 건 없지만 좀 구체적인 무엇이 나오고 모임이 성사된다면 이 아쉬운 마음도 얼마간은 해결이 되겠지요.

4) 제가 <지적자본론>을 후보 도서로 선정했던 계기는 좀 요상합니다. 책에 나오는 내용이긴 하지만, 책의 전체적인 주제와는 좀 동떨어진 어떤 구절이 확 들어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약속을 하는 건 간단해. 그러나 그것을 지키기는 어려워. 약속을 지키려면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해."

사실 고민이 꽤 많았습니다. 내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하나. 아이러니 하게 이 문장을 보고 제가 어떤 마음을 가져도 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약속을 지키려면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약속을 지켜준 것에 대해서도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 어려운 걸 해주었으니까요. 몇 번의 약속을 잊지 않고 지켜주었던 그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그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있던 것이 제가 <지적자본론>을 읽으며 얻은 부산물입니다.


후기 단어 분석

이번 달 후기로 모아진 텍스트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by 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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