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월 정기토론 <미움받을 용기>


토론 도서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발제자

조동진

장소

성수동 '카우앤독'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2길 20

후기


영진

  내가 하루하루를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좀 더 먼 곳에 목적을 두고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무사안일만을 위해 산 것이 아닌지 말입니다.

  나와 비슷한 트라우마, 재밌는 트라우마, 이제는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트라우마 등등 트라우마란 소재는 식상하다 느낄 수도 있지만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면 어느새 여러 이야깃거리가 오가고 신선한 느낌도 주는 흥미로운 소재라 생각합니다.
  인과론과 목적론의 대목에서, 명제에서 명제로의 논리를 어쩜 그렇게 룰렛 화살표 돌리듯 매끄럽게 돌려서 그럴싸한 말을 만들어내는지.. 정말이지 감탄의 연속이었습니다. 궤변인 듯 궤변 아닌 궤변 같은 너.. 아리송하네요..
  맛집탐색관은 역시 아무나 임명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갈비찜과 회 모두 더할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덕분에 정말 즐거운 뒷풀이를 즐겼습니다. 정말 맛이 웃었어요!


동희
- 뚝섬이다. 

- 그 날의 공기가 더웠는지 그 공간을 채우는 우리들이 열을 내었던가.

- 한동안 초콜릿이 많이 땡길 것 같다.

- 하나의 이론으로서 자리메김 한다는 것과 common sense가 된다는 것. 

- 무수히 많은 순간들. 그러나 짧다.

- 한라산이 달았네.

- 꺄, 후훗.


미정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은 책을 읽어보게끔 선정한 동진오빠에 감사의 인사 먼저 드립니다. 
하지만 값진 토론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여전히 '관계, 즉 모든 일에서 할 수 없는 이유를 찾아 헤매는 고달픈 삶'을 산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 삶을 보여준 삼봉 동희의 수학?이야기와 동진오빠의 현재에 최선을 다한 토론진행 태도가 살짝 멋졌습니다. 저 원래 남을 진심으로는 부러워하지 않는 성격인데 말이죠.. 여러모로 지금 현재의 나를 반성하게 한 책이고 토론이었습니다. 

다만 제 머릿 속에 멤도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다'라는 노래 가사. 온갖 서정적인 노래와 잡감성들은 과거에 참 많이 머무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노래와 글과 이야기를 짓는 사람들만큼은 진득하게 과거에 그런 의미를 두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는 현재의 상태에 그런저런 의미를 두려 합니다. 현재 전 행복합니다.


준민
후기 마감을 하루 미뤘습니다. 요새 정신이 없어서 후기를 써야 한다는 사실도 잊고 있었습니다. 하루 미룬다고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여전히 정신은 없고 후기를 쓸 여력도 없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쓸 수 밖에 없겠지요. 독한녀석들에 계속 나갈 예정이라면 말입니다. 『미움 받을 용기』에서 철학자는 안 되겠다 싶으면 관계를 쿨하게 끊어버리라고 말합니다. 후기를 안 쓰고 쿨하게 모임을 안 나가는 것도 좋겠지만 그럴 생각이 없으면 짤 없이 써야죠. 

미움 받을 용기를 가지는 것은 좋습니다.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지 못해 제대로 거절하지 못하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을 겁니다. 그런 사람이 워낙 많아 『미움 받을 용기』가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래도 저는 이왕이면 미움 받는 것보다 미움 받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서로서로 좋지 않을까요? 후기를 쓰고 미움 받지 않는 게 후기를 안 쓰고 미움 받는 것 보다야 더 나은 선택이라고 믿습니다. 

미움 받지 않을 선택을 하던 미움 받을 선택을 하던 필요한 것은 용기입니다. 후기를 쓰지 않는 다면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하고 후기를 쓰겠다면 하얀 백지를 어떻게든 채워나갈 용기가 필요합니다. 어쩌면 용기를 노력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세상 만사가 용기를 내거나 노력을 한다고 바뀌는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그런 작은 시도라도 할 때 무언가 바뀔 가능성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겠지요. 

네. 이렇게 미움 받지 않기 위해서 주저리주저리 말을 풀어봤습니다. 어쨌든 분량을 채웠으니 미움 받지 않겠지요?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지요. 


희빈
이상하게 만큼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면 몸에 두드러기가 나는 것같고 읽기가 힘들다. '미움받을 용기' 역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안았다. 하지만  사실 요즘 휴학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돈을 '잘' 벌고 쓸 수  있을지만 생각했다. 지금 내가 어떻게 살고, 행복한가?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그런점에서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 인가?' 라는 지루하지만 잠시 잊고있었던  질문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대답하는 시간을 갖았다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또한 책을 읽다보면 이따금씩 나오는 문장도 복잡했던 내 머리를 정리해준다. '타인의 과제를 버려라', '지금,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간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가?' 끊임없이 나를 자극했다.
더 나아가 함께 모여 얘기를 하니,  혼자읽으며 놓쳤던 부분에 대한 생각을 다른사람으로 부터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혜리
몸에 화가 많은 청년과 그럼에도 웃음이 많으시던 철학자 선생님의 대화가 담긴 책이었습니다. 가끔 나오는 인위적은 말투나 감탄사, 웃음 등을 제외하고는 재밌고 쉽게 쉽게 읽히는 베스트셀러 다운 책이었습니다. 
 눈 깜짝할 새 대학교 4학년이 되고 이것저것 세상의 무게가 느껴지던 차에 이 책을 읽고 마음이 읽기 전보다 가벼워졌습니다. 인생은 타인과의 부정이 아니고, 인정욕구를 부정하고, 과제를 분리시켜 나의 인생을 사는 것 이러한 삶은 분명 이전의 삶보다 더 가볍게 돌아갈 것 같습니다. 사실 더 어릴땐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은데 커가면서 남과 저를 비교하게 되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커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책을 읽었다고 하룻밤 사이에 책에 나온 대로는 살 수 없을 것이고 1주일 뒤엔 책의 내용을 다 잊을 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에게 미움받을 일이 생길 때 필살기처럼 '미움받을 용기!!'하고 튀어나와 방패막이 되어주지 않을까요? 토론을 하면서는 심리학에 존재하는 많은 이론들과 또 한 단어를 가지고 내리는 서로 다른 정의당의 나눌수도 있다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저는 다른 심리학 이론에 관한 책들도 읽어보고싶다고 생각했어요. 
결론은 '미움받을 용기'를 필살기로 얻을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윤정
독서를 즐기기에는 인생의 많은 이벤트들을 처리하는데 급급해 독서토론에 참여하지 못하는 몇개월의 기간동안 단 한권의 책도 읽지 못했다.(어쩌면 책을 읽지않기로 결정?하고 바쁨을 핑계를 대는지도 모르겠다.)

이번달 도서는 예상했던 책이 아닌 이름은 너무나 익숙한 책이어서 다소 기대감이 떨어진 채로 겨우 꺼내들게 되었다.

뻔한 이야기도 절박한 순간에는 빛을 발하기 마련, 바쁨속에 가려진 나의 내면을 만져주는 시간을 무척 오랜만에 느꼈던 것 같다.

모든부분에서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원인론과 목적론에 대한 이분법은 앞으로도 나의 생각에서 꽤 의미있는 결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장 도움이 되었던 내용은 타인의 과제와 나의 과제를 분리하는것. 처음듣는얘기도 아니고 당연한 얘기임에도 실천하기 어렵고 인간관계라는.것이 완전히 분리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늘 도전해야 하는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자기계발서를 즐겨읽는 나로서는 이런 당연하면서도 필요한 이야기를 주기적으로 넣어주는것이 나쁘지않다고 생각한다.

이책은 나에게 삶의 태도에서 조금은 편안함을 준 것 같다. 읽으면서 너무 스스로를 압박하고 모든 과제를 짊어지려했던 내가 이제는 편하게 살아도 되겠다는 마음을 (일시적이나마) 주었기 때문이다. 

토론도 마찬가지다. 1년남짓 토론을 참여하면서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 개근에 대한 집착과 토론하면서 내가 얼마나 좋은 발언을 했고 잘 참여했는지를 끊임없이 혼자 평가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오히려 그것이 나의 자유로운 독서 생활을 방해했던건 아닌지. 오랜만에 참여한 토론에서도 아무도 뭐라하지않는 죄책감, 부끄러움을 홀로 짊어지느라 하고싶었던 말을 충분히 하지못했던 것 같아 아쉽다.

어쨌든, 아무렇지 않은듯 즐겁게 함께 해준 독한녀석들에 감사하며. 다음토론은 더 가벼워진 나로 만나기 바란다.


세진
1. 최근의 교육방법론은 기본적으로 아들러 심리학의 향기가 강하게 난다. 응보적 정의보다는 회복적 정의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를 논의할때면 '타자공헌'이나 '공동체감각'이 떠오른다. 또한 아동의 문제해결에 접근할때 '누구의 문제인가'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데, 이 역시도 과제분리에 기본 개념을 두고 있다. 그런 기본 철학을 다루었기 때문에 원론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내 취향에는 맞았다. 대화체로 주고받는 대사들이 오글거린다는 평도 있지만, 나름 만화적인 재미로 본다면 그것도 읽는 맛이 있지 않았나?

2. 토론으로 말하자면, 빈수레가 요란했다는 생각에 겸연쩍은 기분이 남는다. 개개인의 솔직한 경험담은 흥미로웠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을 정교해져 나가는 시간은 더더욱 즐거웠다.

3. 쉽게 읽히지만 삶에 적용하기에는 쉽지 않은 내용이다. 이 냉정한 경쟁구조의 한 가운데에서, 나의 부족함을 수용해가며, 실낱같은 자존감을 지키라니. '어쩌라고!'  후기를 쓰는 지금 일주일이 다 되었는데 (...) 과제분리를 알면서도 여전히 과제분리가 잘 안 되는 스스로를 많이 괴롭히며 지낸 듯하다. 어쨌든 한 가지만 잊지 말고 살기로 했다. 목적론이든 원인론이든 어떤 생각의 이유를 붙이든간에, 그 결과로 나는 행복한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지를 한번씩 꼭 살펴볼 것. 끝


종찬
사람이란 어떤 상태든 고민이 있게 마련이다. 연애를 해도 고민이고, 안 해도 고민이고, 누군가를 짝사랑해도 고민이고, 아무도 사랑할 맘이 들지 않아도 고민이며, 회사를 다녀도 고민이고, 나와도 고민이고, 아직 안 갔어도 고민이다.

그래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자신의 고민에 대해 알고 있는 해답의 실천을 생각하거나, 모르는 해답의 실마리를 생각하거나, 욕심 때문에 고민이 된 고민 아닐 것에 대해 생각하거나, 혼자 아무리 고민을 없앤다 하더라도 닿을 수 없는 어떤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하거나, 그 모든 것이 돈이 있으면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검증해볼 수 없는 가설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거나, 튼튼하게 앉아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열심히 들어보려고 했다.

나는 들으려 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들으려 하는 편이 되고 싶어서 들어보려고 하다가, 생겨먹은 게 원래 말하기를 좋아하는 데 도대체 억지로 해서 될게 뭔가 하고 생각하고, 결국은 에라 모르겠다 주절주절 했다. 아무튼 그렇게 지나갔다. 어쨌든 같이들 있었고, 그래서 좋았다. 어쨌든 교우 과제는 상대적으로 뭐.


동진
최근 들어 시험이 끝나고 오랜만에 만난 중학교 친구 두명과 최근에 마음에 생채기를 낸 적이있다
어떤 일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거시기한 그런 사소한 문제들 말이다. 친구 둘과 다투면서 내가 이 친구에 대한 섭섭함 서운함 짜증남이 목적론은 아니었나 경계해 본다
내가 하고싶은 말은  관계와 자립이다
스물 일곱살때 내일로 마지막 혼자여행을 가면서 관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당시 그냥 엉킨 생각이 기차에서 정리하다가 더 엉망진창이 되서 포기한 기억이 있다
그때 서른이 넘으면 뭔가 관계에 대한 내 생각이 정립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립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 ??삼십이 되면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완전한의미의 자립을 하지 못했다  경제적 자립은 수험 때문에 그렇다 치고 관계에 대한 자립도 당시보단 낳아졌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어려운 일이다. 인간관계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이 책을 본다고 큰 해결책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도라도 해보라는 용기 좀 내봐라 이런 취지로서는  공감한다.
ps오랜만에 발제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참석해주고 맛있게 먹어준 친구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난 솔직히 말해서 이쁨받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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