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정기 모임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발제

최보영

발제문


위치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1길 14-4 <홍건익가옥>

후기

배병준

'나는 책임감이란 '특정 순간 감각계로 들어오는 자극에 어떻게 반응할지 선택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p.148

한 때 EQ를 엄청 강조하던 시절이 있었다. IQ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던 나는 (삼남매 중 가장 낮아 집안에서 무시를 당하고 자람) 남들보다 EQ는 높을 거라고 그렇게 나를 위로했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보다 감정적으로 좀 예민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와서 보면, 나는 다분히 좌뇌 성향의 사람이며 남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 같다. 기분파인데다 쉽게 우울해지고, 남들로부터 감정의 전이가 잘되는 것은 감정이 풍부하다기보다 그냥 내가 외부 자극에 무방비한 상태이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좌뇌가 너무 우세해서 끊임없이 남들과 비교하고 계산하다보니 기분은 더 위축되기 마련이다.
독서토론 덕분에 지난 토론 ('콰이어트') 때는 나의 내향성을, 이번 토론에는 나의 좌뇌 지향성을 알게 되었고, 나라는 존재와 조금은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늘 느끼지만 독서와 토론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 알아 가는 것이 무엇보다 큰 소득이다. 아무래도 5G 시대에 본인에 대한 정보나 자각이 오히려 결핍되다보니 이런 책들에 더 손이 가는 면도 있는 것 같다.
90초라고 했다. 90초면 플랭크를 겨우겨우 해낼 수 있는 정도의 시간이다. 남은 한 해는 복부 비만뿐만 아니라 내 자신에 대한 책임감도 같이 단련하는 시간이 되어야겠다.

추신) 토론하기에 좋은 책은 분명있다. 객관적이지는 않지만 작품성 역시 줄세울 수 있을테고. 하지만 토론하기 쉽고,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것은 발제자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딱 그 정도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 이 좋은 날, 함께 모여 어떤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을지 하는 영역은 결단코 발제자의 권한이자 축복이다. 그래서 결국 토론의 결과는 발제자 자신만이 알 수 있는 비밀일게다. 남들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적어도 우리 모임에서만큼은.


김민규

행복이라는 단어는 '운'과 '기회'라는 두 단어에 그 어원을 두고 있다. 운과 기회는 한 가지 큰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외부의 상황에 따라 그 대상을 얻을 수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그것을 얻기 위해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운이 좋거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는 말이고, 동시에 아무런 개인적인 노력도 없이 외부환경만 주어진다면 언제든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행복이 정말 오로지 외부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면 행복해지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우리가 행복을 더 자주 더 크게 느낄 수 있도록 외부환경을 조작하는 일뿐이다.

그런데 종교인들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행복은 언제나 우리 마음속에 있기 때문에 언제든 원한다면 마음속 행복을 꺼내어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수행을 통해서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 말들을 믿지 않았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자신이 직접 겪은 일화를 신비롭고 극적으로 설명했다. 감은 눈에서 새하얀 빛이 보이기 시작하고 곧 그 빛이 온 세상을 전부 채웠다거나, 하느님을 보았고 그의 음성을 들었다는 것이다. 또 온 우주와 우리 자신이 연결되는 느낌과 함께 엄청난 황홀함이 밀려들었다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들이 전부 거짓말을 하거나 심한 과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명상과 같은 수행을 통해 마음이 가라앉은 상태에서 느낀 약간의 편안함과 안정감 정도를 크게 부풀려 마치 자신이 꽤나 특별한 경험을 한 것처럼 자랑삼아 떠들어 대는 줄로 알았다. 그들은 그런 특별한 경험을 자랑함으로써 더 유명해지고 더 특별해지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거짓말과 과장을 한다고 생각했다. 또 그들은 말뿐이었다. 어떻게 그러한 신비롭고 극적인 현상이 발생했는지 그 원리를 그들은 설명을 할 수 없었고 오직 과정과 결과만 떠벌렸기 때문에 나는 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나는 행복을 얻기 위해 내 안을 들여다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부 환경을 바람직하게 바꾸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인간의 행복은 외부환경에 지극히 절대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매우 연약한 것이라고 확신했다. 법정 스님을 형편이 안 좋은 중소기업 사원 자리에 앉혀 놓는다면 법정 스님이 여전히 산속에서와 같이 행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했다. 수행할 시간은커녕 밥 먹고, 잠잘 시간도 부족한 상황에서 상사에게 온갖 모욕까지 받는다면 아무리 대단한 법정 스님이라도 불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믿었다. 웃기고 현실성 없는 예시이지만 나에게 그 정답은 분명해 보였다. 아무리 건강하고 가진 것이 많아도 내 곁에 아무도 없다면 행복은커녕 한 달도 살 수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곁에 좋은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내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지 못하면 불행할 것이라 믿었다. 나는 행복이 외부 환경에 지극히 의존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에 읽은 책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의 저자 질 볼트 테일러는 내 생각과는 다른 이야기를 했다. 그녀에 의하면 행복은 외부의 조건과 관련 없이 언제든 우리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었다. 반드시 외부 조건이 우리가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최적화되어야만 우리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행복이 찾아올 수 있도록 외부환경을 억지로 바꾸려는 대신 언제든 우리의 좌뇌를 잠재우고 우뇌만을 활성화 시킴으로써 온 우주와의 일체감, 과거와 미래가 사라지고 오직 현재에 존재하는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수행한 티베트의 수행자나 할 법한 말들을 쏟아 냈다. 그녀가 설명하는 방식은 불교나 힌두교의 수행자들이 설명했던 방식과 거의 표현 하나까지도 일치했다. 그녀는 좌뇌가 비활성화되고 오직 우뇌만이 남아서 활동하는 상태에서 온 우주와 하나로 연결되는 기분과 과거와 미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오직 현재에 존재하며 그저 그 순간을 온전히 느끼는 상태를 경험했다고 했다. 그 속에서 아무런 걱정과 불안도 없이 엄청난 자유와 만족감을 느끼자 오히려 그곳에서 빠져나오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가 이야기한 바는 나의 원래 믿음과 상반되지만 내가 그녀의 말을 믿는 이유는 그녀가 과학적으로 검증된 지식들을 근거로 자신의 경험을 분석했고 논리적인 과정을 통해 그녀의 결론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그녀는 뇌졸중으로 인해 좌뇌의 기능이 정지됨에 따라 좌뇌의 언어와 논리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대신 우뇌를 이용해 이미지와 느낌 중심으로 사고하고, 또 좌뇌의 신체 경계를 인식하는 능력과 논리적 순서를 인식하여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관념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사라졌으며, 쉴 새 없이 떠들어대고 무언가를 비난하려 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온 우주와 하나로 연결되며 오직 현재에 존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나는 그녀가 열반이나 해탈로 불리는 깨달음의 경지를 뇌과학적 지식을 통해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뇌과학적 지식으로 그러한 초월적인 경지를 설명하는 것이 못마땅할 수 있지만 그런 초월적 경지 역시 실제로 존재한다면 우리의 뇌 속의 신경 뉴런들의 상호작용의 결과일 것이므로 뇌과학적 지식을 통해 그 현상을 설명하는 것은 사실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녀는 책 한 권을 할애하여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그녀의 결론은 매우 단순하다. 우리가 우리 자신이라 믿는 것은 뇌신경들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의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들 또한 그 작용들 중의 하나일뿐이고 우리는 뇌신경들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분석함으로써 우리가 원하는 어떤 감정이나 느낌을 원한다면 이론적으로는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그녀는 뇌 속의 기형 혈관 덕분에 그런 특별한 경험을 했지만 우리 모두 연습을 통해 그녀가 경험한 그런 행복감과 안정감과 온 세상과의 일체감을 어느 정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의 말마따나 우리의 의식이 뇌신경들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의 결과로 존재하고 또 우리가 느끼는 모든 것들이 우리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작용의 결과일 뿐이라면 우리는 외부 환경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자신에게서 언제든 행복을 만들어낼 능력이 있을 것이다. 비록 그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어찌 되었든 누구나 행복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내가 처음 가졌던 이론 '인간의 정신은 외부환경으로부터의 영향에 지극히 취약하다'라는 완전히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내가 믿던 것처럼 우리의 행복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세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녀의 말을 믿는다고 해서 그녀가 말한 대로 내가 언제든 그런 초월적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그것은 적어도 나의 생각을 조금 더 자유롭게 만들어 주었다. 나는 행복에는 조건이 필요하고 그 조건이 충족되지 못한다면 결코 행복에 도달할 수 없다고 믿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을 믿기로 결심하자 암울한 현실에서도 반드시 불행할 필요는 없다는 자유를 하나 더 가지게 되었다. 편견으로 막혀 있던 생각의 문이 하나 더 열린 느낌이었다.

이번이 두 번째 참석이었는데, 조용하고 쾌적한 좌식 한옥(?) 방에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질문 중에 누군가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그 답에 대해 생각하며 한 사람에게만이라도 제대로 된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론 중간에 진행된 좌뇌/우뇌 테스트는 조금 허술한 면이 보여 그대로 신뢰할 수는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세 시간 동안이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토론에 대해 정리하는 것이 익숙지 않은지 정리하기가 조금 힘이 드는데 연습을 통해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서 참 좋았습니다.


정준민

뇌하면 시미즈 레이코의 <비밀>이 먼저 떠오릅니다. 죽은 사람의 뇌에 담긴 기록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기술이 발전된 근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만화입니다. 시미즈 레이코는 사람의 가슴을 때리는 (식상한 표현이지만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연출을 정말 잘합니다. 그러면서 사람의 기억은 무엇이고 뇌는 어떤 작용을 하는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비밀>처럼 죽은 사람의 뇌를 볼 수 있게 된다면, 뇌졸중의 걸린 뇌에 담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의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우주와 맞닿은 행복감이 뇌에도 기록이 될까요?

<비밀>에서 뇌를 살피다 보면 이상할 때가 있습니다. 분명 세상을 바라보고 기억한 것인데 실제와는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때로는 미화되고 때로는 더욱 엉망으로 기억됩니다. 어떻게 바라보고 느끼는지에 따라 기억도 결국 달라집니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조금 더 행복하게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왕이면 좌뇌가 멀쩡한 상태에서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박종찬

지금은 5월 31일 새벽 1시입니다. 방금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기생충을 보고 나와서 택시를 탔어요.

제 뇌는 아이패드 키보드를 만지면서 흔들리는 차 안에서 화면에 집중하기 위해 고개를 흔드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목이 짐벌처럼 움직이면서 좌우 상하로 흔들리는 차 안에서도 집중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렇게 훌륭한 떨림 방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토론장의 분위기를 회상하고, 신고 있는 버켄스탁의 끈적거림에 짜증을 내는 동시에, 살짝 열려 있는 차창 사이로 들어오는 밤공기도 느낍니다. 평소에 당연하게 여기고 있던 것들이 굉장해 보입니다. 다른 한 편으로 이 모든 것을 하나하나 잃는다는 걸 상상하면 끔찍합니다.

저는 주기적으로 컴퓨터들을 정리합니다.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 그리고 온갖 게임기들. 쓸데없는 걸 지워주기도 하고, 화면을 닦아 주기도 하고 그럽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제가 쓰는 제품들은 고장이 덜합니다. 꽤 여기저기서 확인한 내용이니 기분 탓은 아닐 거 같습니다. 그런데 뇌한테는 좀 미안합니다. 훨씬 복잡한 기계일 텐데, 잠도 안 자거니와 술도 자주 마시고, 개발하면서 종일 음악을 듣다가 집에 가면 게임을 쏟아붓고 잘때까지 ASMR을 듣습니다. 그야 피곤한 게 당연하죠.

좀 미안해서 귀마개를 샀습니다. 안대도 사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음악이든 영상이든 뭔가의 재생이 끊기는 걸 무서워했는데, 귀를 막고 앉아 있으니 신기합니다. 오랜만에 평화롭다는 생각을 했어요.


김미정

갑자기 찾아온 큰 건강상의 위기에도 저자는 태연할 정도로 보일만큼 긍정적으로 이를 극복해나갔습니다. 이 과정이 지금의 저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놀라운 부분이었습니다. 지금의 저라면 절대 못해낼 것입니다. 그래서 작가가 우뇌를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든지, 재활을 세부적 단계를 통해 나눠서 달성한다든지 등의 방법을 새기려고 하며 책을 읽었습니다. 토론에서 얘기한 ‘감각을 통한 힐링’도 비슷하게 제게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이 책은 제게 실용서적입니다. 어쩌면 뇌혈관질환이 생각보다 흔히 발병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작가의 대처 방법을 자세히 읽기도 하고, 더불어 마인드 컨트롤 등을 통해 각종 위기를 이겨내는 방법은 저같은 일반 사람들이 어려운 과제를 풀어가는 데에도 유효한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위기는 언제나 가까이 있지만, 생각지 못한 위기는 더 갑작스레 다가올 수 있습니다. 다가오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래도 다가온다면 어떻게 대처할지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종락

우연인지, 혼자 생각하고 의미부여를 하는 것인지 (보통은 후자의 경우겠지만)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는 근래에 가지려는 생각과 밀접한 관련이 있던 책이어서 읽는 내내 그리고 토론 중에 계속 많은 울림을 받았습니다.
'나는 뇌졸증 덕분에 의식적으로 과거의 일에 연연하지 않고, 현재에 집중함으로써 내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내 친구 제리 제세프 박사는 평화는 우리가 도달하려는 곳이 아니라 지금 시작하는 곳에 있어야 한다는 철학에 따라 살아간다'
특히 지금 이 순간에 대해 풀어낸 내용이 행복을 추구의 대상이기 전에 발견의 대상으로 삼고자 노력 중인터라 많이 와닿았습니다.
개인적인 경험과 더불어 쉽게 풀어 쓴 책 앞부분을 읽을 때는 조금 더 전문적으로 쓰이길 바랬다가, 후에 전문용어와 지식으로 상세히 서술되자 바로 집중력이 흐트려지는 제 자신도 발견하게 되었네요.
그리고 뇌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유익했던 책이었습니다. 관련해서 토론 중에 조금의 해프닝이 있었지만, 좌뇌/우뇌형 인간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리한 사람끼리 서로 가늠(?)해보는 시간도 신선했어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혼자 읽었다면 가벼히 넘기거나 한 방향으로만 굳어졌을 생각을 풍요롭게 만든 것 같습니다. 원래 건강과 관련된 주제로 접근해보시고자 준비하셨다고 후에 전해들었는데, 정말 저는 개인적으로는 몸이 대해 스스로 돌아보고 뇌에 관심갖고 공부도 해보았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거창하게는 삶의 의지와 의미, 그리고 다시 한번 지금 이 순간 순간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달에도 좋은 책 좋은 시간 선물주셔서 감사합니다.


최보영

 원래도 뇌는 제멋대로 였으나, 요즘 뇌가 더 말썽이어서 걱정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뇌 근처 혈관들 중 어느 부분이 뚫려 조금씩 출혈이 있는 것인지,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부분이 끊어진 것인지 등의 별별 생각을 했었습니다. 박사처럼 뇌를 잘 알았다면 이렇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가 결국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는 생각으로 끝납니다. 박사는 의지로 그 힘든 뇌졸중도 극복했는데 말입니다.
 박사가 뇌졸중을 인지한 후 감탄하는 장면에서 대학 시절의 교수님이 생각 났습니다. 신경생물학자인 교수님은 당신 몸에서 보내는 신호를 감지하거나 조절하려고 행동했던 여러 사례들도 말씀해주셨는데 당시에는 마냥 신기하고 교수님이 이해가 안되기도 했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교수님이 조금 이해가 되었습니다. 교수님, 박사처럼 내 자신에게 보내는 세포의 신호들을 종종 듣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점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책이 지루하거나 너무 허무맹랑할까 걱정했는데, 우뇌와 좌뇌의 역할을 쉽게 구분할 수 있게 하고, 우뇌와 좌뇌의 균형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게 알려줘서 재미있었습니다.
발제는 여전히 어렵고 스트레스지만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조용한 장소에서 같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운치있는 장소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아니었지만…
다들 먼 곳까지 와서 부족한 발제 채우느라 더 열심히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했습니다요.
스트레스가 많아서 잠을 못 자는 요즘, 수면의 중요성을 한 번 더 생각하면서…. 저는 우뇌보다 좌뇌가 발달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우뇌 70, 좌뇌 30이 쓴 후기였습니다. 

워드 클라우드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2020년 2월 정기 모임 <사람, 장소, 환대>

2023년 4월 토론: 아버지의 해방일지

2023년 12월 토론: 사랑의 생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