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정기모임 후기

선정도서
사유 속의 영화
(후보였던 책 : 천재들의 창조적 습관, 빽판키드의 추억)

진행 정준민

100자 후기


종찬
밀도가 높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단시간에 했어야 했기에 아쉬웠습니다. 몇몇 챕터는 다시 분리해서 꾹꾹 눌러가면서 읽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용에 관해서는 들뢰즈의 말이 인상깊었습니다. 예술과 저항이 서로에게 느끼는 친근함은 둘 다 자유를 전제로 성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의 자유가 침범당하는 걸 과도하게 두려워한 나머지, 오히려 타인의 자유를 제한하려 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해 봅니다.


영진
연속적 상이든 단편적 상이든 이들은 예술이라 불리길 원하고 또 실재로 그리 불리고 있다. 영화가 대표적이다. 관람 빈도를 따져보면 영화가 정말 압도적으로 많지만 나는 영화보단 연극을 선호한다. 스크린을 보고 감동받기 보단 내가 직접 사람의 행위를 보고 감동하는 편을 더 선호하며 더 가치 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토론을 통해 내 기호를 이해했다.
토론내용이 조금 난해했기 때문에 오히려 몇몇 소재에 집중해서 파고들어갈 여지가 생겼던 것 같다.
2차 뒤풀이 장소가 정말 좋았다.


윤정
영화의 본질에 대해 토론해볼 수 있는, 책 자체는 어려웠지만 유익한 토론이었습니다.

그동안 영화라고 하면 주제와 배우, 촬영기법에만 흥미를 느꼈다면 이번 토론을 통해 영화라는 매체 자체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기준과 철학을 들으면서 영화에 대한 시각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만족합니다.

특히 책의 이론적 무게에 비해 가벼웠던 발제문 덕분에 토론이 지루하지않았고 즐거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는 이번 도서와 같은 이론과 실제적인 영화기법을 접목한 도서를 읽고 토론해보고싶습니다. =)


동희
#1.
   - 만족(어떤 대상이 주체의 마음에 드는것, 즉 그 대상에 대해서 주체가 쾌의 감정을 지니는 것), 토론을 하러가면서 내딛었던 불안한 발걸음이 부끄러울 정도랄까.
   - 한가지 아쉬웠던 점 : 시간. 곁가지를 뻗어나갈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아서 시즌2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 용산 IMAX 조조는 그래비티 였습니다. 용산 IMAX 첫영화가 배트맨....아주 오래전인데...
     GRAVITY VS. BATMAN (WIN)
     무의식이란....
#3.
   - 잡담.
     알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를 얘기할 때,
      전 빅뱅이론에서 페니가 찍은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고릴라와 함께 찍은...
   - 아..비틀즈!



나름대로 재미있어 보여서 고른 책이었지만, 막상 읽으면서는, 특히 4장 벤야민의 글을 읽으면서는 이해하기도 어렵고 토론에서 말 한 마디 할 수나 있을까 막막했습니다. 발제와 토론 진행이 어느 정도의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유하게 이루어졌기에, 토론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영화 기술의 발전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나 자신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면서, 제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재확인할 수 있었고, 저로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생각들을 들어볼 수 있어 뇌가 행복했습니다. ^^ 올해가 가기 전에 책에 수록된 다른 논문들도 읽어볼 생각입니다.


준민
"그렇다면 좀 더 계획적으로 진행하면 좋았잖아."  
"작가의 원고 작업이 늦어지는 데에 이유 같은 건 없어."
- 마루토 후미아키의 '시원찮은 그녀를 위한 육성방법'
1. 늦었다. 많이 늦었다. 토론 시작 한 시간 전에 간신히 논제를 완성했다. 결과물은 (아쉬운 것이 없지는 않으나) 그럭저럭 만족스러웠고, 토론도 나름대로 말이 끊기지 않고 이어져 나갔다. 때로는 모두가 꺄르르 웃기도 했다.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은 믿지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논제가 늦은 게 만회되는 것은 아니다. 하아, 데드라인이 임박해야 뭘 하는 습관은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정치적 목적. 여기서 '정치적'이라는 말은 가장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 동기는 세상을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어떤 사회를 지향하며 분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구를 말한다. 다시 말하지만,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

-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
인류의 건설적인 힘은 여기에 예술의 정치화로 대응한다.
- 발터 벤야민의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

2. 토론을 준비하면서 난제는 벤야민의 '기계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이었다. 왜 이 글을 주로 다룰 거라고 호언장담 했던가? 사람은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하는 법인데. 글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기는 했으나 대부분이 논제로 정돈할 수 있는 수준이 못 되었다. 아쉽다.

이번에 벤야민의 글을 다시 읽으며 조지 오웰을 떠올렸다. 지금은 정치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를 가질 때가 많지만, 저 시기만 해도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가 강했다. 6월 토론을 맡은 건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였다. 하반기에 토론이 잘 운영되도록 본이 되고 싶었다.

근데 논제를 1시간 전에 공개했네. 아 몰랑, 막장이양.




유입수가 없으면 물이 고여서 정체되거나 혹은 작은 연못밖에 될 수 없는 반면, 자생수가 없으면 유입수는 그냥 강처럼 흘러가버릴 뿐 이 책이 증언하는 것과 같은 거대한 사유의 저수지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 이윤영의 '사유 속의 영화 서문'
3. 6월 토론의 참석자는 총 여섯 명이었다. 기존 멤버가 셋, 올 해 새롭게 들어온 멤버가 셋. 2015년의 절반이 흐른 지금, 자생수와 유입수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말하면 조금은 과한 자화자찬이 되려나? 정체되지도 흘러가버리지도 않는 모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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